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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선수, 들것은 구급차에?…안전 무방비 눈살 [ST스페셜]
작성 : 2020년 10월 20일(화) 13:56 가+가-

정호영 / 사진=KOVO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배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여자배구는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의 복귀 등으로 어느 때보다 흥행을 이어가고 있으나, 경기 중 선수가 부상으로 쓰러졌는데, 후송이 늦어져 대처 미흡으로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KGC인삼공사의 정호영은 지난 18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홈경기 4세트 도중 속공하기 위해 점프하다 착지하는 과정에서 왼쪽 무릎이 심하게 꺾여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정호영은 다친 무릎을 부여잡고 울부짖는데, 1분이 넘는 시간이 흐르도록 의료진이 들어오지 않았다. 동료들은 물론 상대 선수들까지도 그에게 걱정하며 서성였지만, 들것이 들어오는 데 1분20초께가 걸렸다. 정호영의 괴로워하는 모습은 중계를 통해 팬들에도 전해졌다. 결국 3분 이상이 지난 뒤 들것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

정호영은 다음 날인 19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전방십자인대 파열 및 내측 측부인대 미세손상, 외측 반월상 연골판 손상 의심 소견이 나왔다. 재활에 6-9개월이 소요돼 사실상 시즌을 마감했다.

들것이 경기장 안으로 늦게 들어온 점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급박한 상황 속에 들것을 들고 경기장에 나타난 건 의료진이 아닌 보안요원이었다. 당시 현장에는 의사와 간호사가 없었고 응급구조사만 배치돼 있었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 제10조(의무)에 따르면 경기장 내에는 의사 또는 응급처치사 중 1명, 간호사 1명 총 2명을 배치(응급후송차량 운전자 제외)해야 했지만, 당시에는 응급처치사와 응급후송차량 운전자는 있었지만 간호사가 없었다.

KGC인삼공사 구단 관계자는 "대전지역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 구단 협력병원에서 간호사를 파견하기가 여의치 않았다"며 "간호사를 구할 수 없어 심폐소생술(CPR) 자격증이 있는 응급처치사 2명으로 대신 진행했다. 이분들은 경기장에 처음 나온 터라 들것을 구급차에 두고 오셨다. 가져오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이어 "경기 전 미리 체크했어야 하는 부분인데 대처가 미흡했다"면서 "앞으로 그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 역시 "KGC인삼공사와 연락해 확인한 결과 현재 코로나19 상황으로 간호사를 투입하지 못했다. 이 부분은 구단들과 논의를 통해 꼭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KOVO도 구단과 같은 입장을 되풀이할 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구단과 KOVO의 안일한 대처로 정호영만 큰 상처를 입었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으로 빠질 수도 있었다.

정호영은 2019-2020 전체 1순위로 KGC인삼공사에 입단해 레프트로 뛰었다. 올 시즌에 앞서 이영택 감독은 정호영에게 수비 부담을 줄여주고자, 센터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정호영은 컵대회에서 센터로 출전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올해는 단 한 경기만 치르고 부상으로 인해 시즌 아웃됐다.

새 시즌 시작부터 안전 불감증을 드러내 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 보여주기 식의 안일한 관리에서 벗어나 보다 체계적인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 이는 선수의 안전을 위함이다.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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