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민은 22일 경기도 파주의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6297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총상금 10억 원, 우승상금 1억8000만 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를 기록한 문정민은 공동 2위 지한솔과 이준이(이상 7언더파 211타)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투어 첫 승.
지난 2022년 정규투어에 데뷔한 문정민은 호쾌한 장타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정규투어의 벽은 높았다. 톱10 1회, 상금 75위에 그쳤고, 시드순위전 본선에서도 41위에 머무르며 2023시즌에는 정규투어와 드림투어를 병행해야 했다.
와신상담한 문정민은 2023년 5월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에서 공동 2위를 기록했고, 드림투어에서는 2승과 상금왕을 거머쥐었다. 드림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2024시즌 풀시드를 확보한 문정민은 올 시즌 상반기에만 톱10 3회를 기록, 한층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순항하던 문정민은 시즌 도중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스폰서와의 계약이 모두 해지됐고 한동안 공백기를 가졌다. 지난달 한화 클래식부터 필드에 복귀했지만, 복귀 후 4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의 쓴맛을 보기도 했다. 그러나 문정민은 이번 대회에서 승전고를 울리며 생애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날 공동 선두로 출발한 문정민은 2번 홀에서 첫 버디를 낚으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5번 홀과 6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선두에서 내려왔다. 한때 선두와의 차이가 2타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문정민은 7번 홀과 9번 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기록하며 다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문정민과 장수연, 지한솔, 이예원, 이준이까지 총 5명이 공동 선두 그룹을 형성하며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다.
우승 경쟁에서 앞서 나간 선수는 문정민이었다. 문정민은 11번 홀과 12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이어 14번 홀에서도 약 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2위권과의 차이를 3타로 벌렸다.
순항하던 문정민은 15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잠시 주춤했지만 16번 홀 버디로 만회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후 남은 두 홀을 모두 파로 막아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문정민 / 사진=KLPGA 제공
문정민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첫 승을 하게 돼 너무 기쁘다.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우승이어서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문정민은 우승을 확정 지은 뒤 감격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최근 샷감이나 대회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서 마음고생을 많이 하고 있었다. 그런 것들이 생각나면서 눈물이 났다. 또 부모님 생각도 나서 그런 것 같다"고 눈물의 의미를 전했다.
문정민은 또 "루키 시즌 때도 우승 기회가 몇 번 있었지만 다 놓쳤다. 올해도 기회가 있었지만 잡지 못해서 더 간절했고, (오늘) 신중하게 했던 것 같다"며 "1승을 했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앞으로의) 대회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감도 생겨서 성적도 더 잘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문정민은 "앞으로 꾸준하고 성실한 선수가 되고 싶다"면서 "골프는 내 인생의 전부다. 나는 골프가 안 될 때 가장 힘들고, 골프가 잘 될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전하며 우승 기자회견을 마쳤다.
지한솔과 이준이는 각각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를 기록하며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한솔은 지난주 OK저축은행 읏맨 오픈에 이어 2주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예원과 김수지, 장수연은 6언더파 210타로 공동 4위, 이승연은 5언더파 211타로 7위에 자리했다. 유현조와 이동은, 홍현지가 4언더파 212타로 그 뒤를 이었다.
상금, 대상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지영은 최종합계 1언더파 215타로, 방신실, 홍정민, 정윤지 등과 공동 15위 그룹을 형성했다. 박민지와 노승희, 박주영은 이븐파 216타로 공동 27위를 기록했다.
한편 대보 하우스디 오픈이 종료된 현재, 박지영은 상금(10억2277만5444원), 대상포인트(436점), 평균타수(69.7586타) 부문 선두를 지키고 있다. 이번 대회에 불참한 박현경은 상금(9억8669원6085원) 2위, 대상포인트(410점) 2위, 평균타수(70.0923타) 3위를 유지했으며, 윤이나는 상금(8억7360만4286원) 3위, 대상포인트(392점) 4위, 평균타수(69.9298타) 2위에 자리했다. 이예원은 상금(8억5839만1705원) 4위, 대상포인트(405점)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인상포인트 부문에서는 유현조(1677점)가 독주를 이어간 가운데, 이동은(993점)과 홍현지(799점)가 각각 2, 3위에 포진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