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뮤지컬 '명성황후' 30주년 기념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자리에는 김문정 음악감독, 안재승 연출, 윤호진 예술감독, 윤홍선 프로듀서를 비롯해 배우 차지연, 신영숙, 김소현, 강필석, 손준호, 김주택, 양준모, 서영주가 참석했다.
'명성황후'는 조선 왕조 26대 고종의 왕비이자 격변의 역사 속에서 살아간 명성황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1995년 그녀의 시해 100주년을 기념해 초연됐다.
안재승 연출가는 "역사를 소재로 하는 작품을 다룰 때는 역사를 잊어서는 안된다다"며 "이번 명성황후 같은 경우는 보다 젊은 관객들을 공연을 쉽게 이해하도록 한글 자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옛 말, 고어들이 많이 사용되다보니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글 자막을 지원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윤호진 예술감독은 "30년 간 될 줄 꿈에도 몰랐다. 어떻게든 진화를 해보려하다 보니까 쉽지 않았다"며 "앞으로 '명성황후'가 어떻게 가야할 지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역사의 교훈, 재미, 보편성이 잘 어우러져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외국인이 봐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은 근본, 귀 기울여지는 요소가 담긴 것이라 생각한다"며 "외국에서 협업을 많이 했는데 저희 악기 꽹가리, 징, 장구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더라. 공연이 30주년이 되면서 기술적으로도 좋아지고 혁신적으로 발전했다. 초연 했던 고전의 가치와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양 옆으로 배우들이 노래 합창을 하고 있다. 역동성있고 힘차고 무대 아래 위 양 옆에서 노력하고 있다. 덕분에 '명성황후'가 사랑받을 수 있지 않나 싶다"고 얘기했다.
명성황후 역에 차지연, 신영숙, 김소현이 분했다. 이번 시즌에는 차지연이 새롭게 합류했다. 차지연은 "30주년에 첫 참여하게 됐다. 참여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차지연은 다른 작품에서 명성황후 역할을 했던 바다. '명성황후' 작품은 처음인 차지연은 "가고자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명성황후라는 역할 안에서 축복받은 것 같다. 어떤 분이었겠구나 체험해볼 수 있는 경험이었다. 그안에 중심으로서는 같았다. 작품이 가고자하는 방향에 따라 달랐을 뿐이다. 다른 면모의 명성황후 색깔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의 노고와 땀, 피와 열정으로 30년 간 지어진 단단한 성이라고 생각한다. 단단한 성의 문이 열려 저를 환영해줬다고 생각한다"며 "견고한 틀을 멋대로 변형할 순 없지만 외부 색깔, 가구 배치정도 저만의 색깔을 가지려 지금도 계속 노력하고 있다. 저의 프로필에 '명성황후'라는 작품이 쓰여진 것만으로도 무한한 영광이라 생각한다"고 감격했다.
또 다른 명성황후 역의 김소현은 "20주년부터 네 번째 시즌까지 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고 영광"이라고 전했다. 특히 손준호는 실제 아내인 김소현과 부부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김소현은 "부부로서 같은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게 감사하더라. 평상시에 그런 조언을 많이 해주고 서로 많이 시너지가 되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손준호는 "고종이라는 역할을 맡으면서 고종이 얼마나 명성황후를 사랑했는지를 잘 표현이 되어있더라. 명성황후가 죽은 뒤 매일 묻힌 곳을 바라보고 사랑했다고 하더라. 누구나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은 같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 마음을 잘 표현해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무대 안에서 김소현에게 내가 어떻게 표현하면 관객들에게 잘 전달이 될까 등을 많이 물어봤던 것 같다. 세 번째 시즌을 맞이했는데, 이 전에는 소통보다 저로서 전달하려고 했다면 이번에는 부부의 관계성을 보여주고자 대화를 나눈 것 같다"고 말했다.
손준호 뿐만 아니라 고종 역에는 새롭게 합류한 김주택과 그리고 강필석이 활약한다.
올해 뮤지컬 데뷔 3년차인 김주택이다. 그는 "위대하신 선배들이 함께 하는 것을 보고 멋진 작품이라 생각한다. 정말 소중하고 값진 뮤지컬이라 여기며 영광으로 생각한다. 여기 고종으로서 앉아있을 수 있는 자체로도"라고 감격했다.
홍계훈 역에는 역대 시즌에서 고종과 대원군 역을 맡았던 배우 양준모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백형훈, 박민성도 함께 활약한다. 여기에 배우 이정열, 서영주가 대원군 역으로, 문종원과 김도형이 미우라 역으로 분했다.
어지러운 시국에 30주년을 맞이한 '명성황후'다. 윤호진 예술감독은 "현재 상황에서 떠나서 공연을 올려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영웅' 때도 그렇고. 이럴 때일 수록 우리가 잘 못 된 것을 깨닫고 좀 더 좋은 나라로 갈 수 있는 게 무엇일까를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왔을 때 나라의 소중함이 이렇게 중요하구나를 새로 자라는 다음 세대에게 전달됐으면 한다. 흥행을 떠나 공연하는 의미로써 큰 작용을 하는 것 같다"며 "큰 꿈을 안고 작업을 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안재승 연출가도 "1막에는 대원군, 왕비, 고종의 갈등을 보여주기 위해 넘버들을 되살렸다. 조선이 어떻게 근대화 물결 속에 정체됐는지 보여주는 임오군란까지의 드라마를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주는 방법을 모색했다"며 "2막에는 여러가지 정보들을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일부 수정했다"고 차별화를 설명했다.
윤홍선 프로듀서는 "한 번도 같은 무대, 같은 구성으로 임한 적이 없다. 앞으로도 '명성황후'는 변화하고 더 다듬어져서 찾아갈 것"이라며 "이번 30주년 기념 공연도 마지막 넘버 '백성이여 일어나라'처럼 힘든 시국 위로를 얻어가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명성황후'는 오는 3월 30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